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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타벨리 거리 산책: 트빌리시의 메인 스트리트

트빌리시 루스타벨리 거리

트빌리시에 처음 도착하면 가장 먼저 발길이 닿는 곳이 루스타벨리 거리(Rustaveli Avenue)다. 12세기 서사시 걸사의 피복자를 쓴 시인 쇼타 루스타벨리의 이름을 딴 이 1.5km 대로는 조지아의 정치, 문화, 예술이 한꺼번에 모여 있는 곳이다.

1840년대, 페르시아풍의 좁은 골목을 유럽식 대로로 바꾸겠다는 계획 아래 이 거리가 생겨났다. 지금은 트빌리시의 상징이자 시민들의 일상이 깃든 거리다. 한쪽 끝에는 자유의 광장(Freedom Square), 반대편에는 루스타벨리 지하철역이 있다. 느릿느릿 걸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약 20분.

역사적 명소와 건축물

거리를 걷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1938년에 세워진 루스타벨리 영화관이다. 조지아에서 가장 큰 영화관으로, 소련 시대의 웅장한 건축 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다. 맞은편에는 옛 국회의사당과 국립청소년궁전이 나란히 서 있어, 이 구간만 지나도 조지아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읽을 수 있다.

옛 국회 청사(2012년 이전까지 사용)는 1933~1953년에 걸쳐 지은 거대한 소비에트 건물이다. 1989년 4월 9일의 비극(소련군의 시위 진압으로 21명이 사망)도, 2003년 장미혁명도 이 앞에서 일어났다. 거리 한가운데에 이를 기리는 4월 9일 기념공원(9th of April Garden)이 있다. 조지아 사람들에게 루스타벨리는 그냥 거리가 아니라, 민주주의가 피로써 쟁취된 공간이다.

1910년에 지은 카슈베티 교회(Kashveti Church)도 거리와 마주한다. 조지아 정교회 특유의 석조 외관에 스테인드글라스가 끼워진, 작지만 위엄 있는 성당이다. 1915년에 문을 연 티플리스 메리어트 호텔(구 마제스틱)과 1913~1917년에 세워진 조지아 국립박물관도 놓치지 말 것.

문화와 예술의 거리

루스타벨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공연과 미술이 모여 있다. 거리에서 200m쯤 떨어진 곳에 조지아 국립오페라발레극장이 있고, 바로 옆에는 1888년에 세워진 티플리스 체육관(현 제1고전체육관)이 자리 잡고 있다.

조지아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조지아 국립미술관(Georgian Museum of Fine Arts)을 추천한다. 니코 피로스마니, 라도 구디아쉬빌리 같은 조지아 화가의 작품이 상설 전시 중이다. 거리를 걷다 보면 중간중간 현대 미술 갤러리가 눈에 띄는데, 그중 바이어 갤러리(Baia Gallery)가 볼 만하다.

2024년 케이블카 재개통

거리는 지금도 변화 중이다. 2023년 11월 칼라제 트빌리시 시장이 리노베이션 계획을 발표했고, 2년가량 공사가 진행 중이다. 더 눈에 띄는 소식은 2024년 10월, 34년 만에 케이블카가 다시 다닌다는 것이다. 1959년 처음 개통한 루스타벨리-므차츠민다 케이블카는 거리 북쪽 끝에서 트빌리시의 랜드마크인 므차츠민다 산 정상까지 3분 만에 올려준다.

실용 정보

  • 위치: 트빌리시 중심부, 자유의 광장에서 북쪽으로 1.5km
  • 지하철: 루스타벨리역(1966년 개통) / 자유의 광장역(1967년 개통)
  • 입장료: 거리 자체는 무료. 케이블카 편도 약 2.5 GEL(약 1,430원)
  • 영업시간: 거리는 24시간. 미술관·박물관은 대개 10:00~18:00, 월요일 휴관 곳이 많다
  • 추천 시간: 평일 오전 10시~낮 12시, 또는 오후 4시 이후
  • 메트로 카드: 1회권 1 GEL(572원), 1일권 5 GEL(약 2,860원)
  • 카페 추천: 에리온(Erion)이나 리터러리 카페(Literary Cafe)에서 커피 한 잔(5~10 GEL / 약 2,860~5,720원)을 곁들이며 거리 풍경을 보면 좋다

루스타벨리 거리는 관광지라기보다, 조지아의 과거와 현재가 겹겹이 쌓인 살아 있는 기록이다. 천천히 걷고, 박물관에 들르고, 길거리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 그만이다. 그게 트빌리시를 여행하는 가장 편안한 방법이다.